1년 혹은 2년, 비즈니스 스쿨(MBA)에 투자할 적정 기간은?

disclaimer:
나는 어디까지나 2Y MBA, 즉 2년짜리 MBA를 한 사람으로서의 시각을 제시할 뿐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 1년짜리 과정에 대해서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점이 있을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1년 과정을 고려하시는 분들에게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였다.

1년 과정 MBA의 부상

며칠 전에 내가 다니고 있는 노스웨스턴 켈로그 MBA의 총장인 Sally Blount 가 앞으로 Kellogg에서 1Y Program, 즉 1년과정의 MBA의 클래스 사이즈를 늘리고 2Y 과정, 즉 2년짜리 MBA 사이즈를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의 1Y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요즘과 같이 급변하는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오래 떠나 있기 보다는 빠르게 MBA 학위를 따고 다시 실무로 복귀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The Economist Which MBA 칼럼에 실린 Kellogg School of Management: The 21st-century knocks 기사:
http://www.economist.com/whichmba/kellogg-school-management-21st-century-knocks

Kellogg To Shrink Two-Year MBA Program from Poets and Quants
poetsandquants.com/2012/02/06/kellogg-to-shrink-two-year-mba-program/

Kellogg의 1Y 프로그램도 지금까지 매우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사실 대표적인 1Y 프로그램들은 유럽 스쿨들이 강하다. INSEAD가 대표적인 학교일 것이고, 잘은 모르지만 유럽은 대부분이 1Y 프로그램이라고 들었다. 그 밖에도 Columbia의 J-Term이라고 해서 1년은 아니지만 약 1년 반 정도의 과정으로 MBA를 수료할 수 있는 곳도 있다.

source: PoetsandQuants.com 에서 재인용

최근들어서 유럽 스쿨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Financial Times, The Economist 등 권위있는 기관이 발표하는 순위에서 상위에 랭크되면서 1 year program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이 블로그를 통해서도 많은 분들이 나에게 켈로그의 1Y Program 을 문의하시거나, 아니면 유럽의 1Y를 목표로 하는 분들의 레주메 리뷰 요청이 많이 들어왔다.

1년짜리 프로그램의 장점과 맹점에 대해서 그 동안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며칠전에 당장 우리 학교가 정책을 변경한다고 발표하니까 사람들과 이야기도 해보게 되고, 좀 생각을 한 바가 있어서 정리하고자 한다.

1Y Program의 장점

무엇보다 시간일 것이다.

실제로 돈은 많이 절약이 안된다고 한다. 2년 프로그램의 학비를 11만불 정도 (약 1.3억원) 수준으로 예상하는데, 1Y 프로그램도 9만불 (약 1억 ~ 1.1억원) 수준으로 예상하니까 시간 절약 대비 학비의 절약이 아주 크다고는 볼 수 없겠다. INSEAD 같은 경우도 약 8만불 정도는 든다고 하니까, saving 금액이 크지 않고, 실제로 2Y MBA들은 섬머 인턴십을 통해서 월급을 2-3만불 까지 조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학위 대비 학비’의 비용상의 절약은 크지 않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하지만 커리어의 기회비용을 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물론 있다. 혹은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MBA가 꼭 필요한데, 자기 자신은 MBA에 대한 뜻이 별로 없어서 말 그대로 학위만 빨리 땄으면 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1년 프로그램의 주요 타겟은 이러한 장점에 가치를 두시는 분들 – 2년까지 투자하기에는 뭔가 ‘과잉’이라는 느낌이 들거나, 혹은 1년만에 다시 일을 해야 하는 ‘urgency’ 있는 경우 – 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장점은 employee 입장이 아닌, employer 입장에 있다. 즉, 자신의 기업 내에서 촉망받는 인재가 있고, MBA 만 있으면 더 상위 매니저로 승진 시킬 수가 있는데, MBA가 장애가 되는 경우. 혹은 그 인재가 너무 혹독하게 일을 오래해서 포상차원에서 1년 정도 휴가를 보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2년은 너무 길게 느껴지는 경우 등등. 아무튼 회사 입장에서도 1년짜리 프로그램은 여러모로 기회비용을 최소화 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학교 입장에서의 장점도 있다. 바로 ROI 이다. 미국에서는 어차피 한 학위를 따는데 minimum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 돈이 있기 때문에, 2Y 에 비해서 1Y 프로그램이 절반 가격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 입장에서는 2Y 학생을 한번 돌리는 것 보다는 1Y 학생을 두번 돌리는게 ROI가 훨씬 크다. 게다가 각 MBA에서 초반에 들어야 하는 Core과목들 – 즉 필수과목들 – 의 경우에는 그 학교에서 오래 연구를 한 교수들 보다는 신임교수나 강사들에게 맡기는 경우도 많아서 강의당 코스트가 싸게 들 수 있다.

학교 입장에서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1Y들 중에서는 위에 언급한 장점들 때문에 회사에서 스폰서를 받고 오는, 즉 졸업 후에 돌아갈 곳이 정해져 있는 사람들이 많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학교의 랭킹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job placement에서 큰 이익을 보게 된다. 한마디로 취직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물론 마지막에 언급한 장점은 학교에서 기업에서 촉망받는 인재들을 잘 가려서 받는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즉, 추천서에 대한 엄격한 검증 및 리뷰, 스폰서십을 가진 학생들에 대한 가산점 등을 제도화해서 제대로 가리기만 한다면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맹점”은?

1Y 프로그램은 MBA 생활의 하이라이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섬머 인턴십의 기회가 없다. 따라서 career changer 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코스일 수 있다.

학생 입장에서도 MBA라는 곳이 단순하게 공부를 하고, 취직을 대비하는 것 이외에 인생에서 여러가지 다른 것들을 재정비하는 기간으로 삼고자 할 수도 있다. 많은 아시아계 학생들은 MBA를 결혼, 출산, 육아의 시기로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미뤄두었던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로 삼는 경우도 많다. 즉, 직장 생활을 4-7년 가량 하면서 잊혀졌던 새로운 열정들을 깨우기도 하고, 30대-40대의 새로운 관심사를 키워가는 시기일텐데, 그러기에는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실제로 리크루팅을 하는 회사들 입장에서도 1Y를 뽑을 때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2Y는 섬머인턴이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인턴으로 일을 시켜보고 아니다싶으면 돌려보내면 된다. 하지만 1Y는 그러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리고 보수저인 회사에서는 실무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이 1년만에 경영학 석사를 따서 온다고 하면, 아마도 많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것이다. 조직 내에서 그 사람을 혹독하게 검증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지식이라는 것도 발효되는 시간이 필요하고, 사람의 뇌 속에 engraving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할 때, 결국 내가 얻은 것은 단 한가지는 경영 Mind 였다고 믿는다. 그만큼 그 사람의 태도와 성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교육이고, 교육에는 시간이 든다는 것.

실제로 미국의 law school의 경우에 기간이 제각각인 경우가 종종 있는데, 기간이 짧은 프로그램에 있는 학생들은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다고 한다. 물론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고, 법이라는 과목이 더 지식의 소화에 절대적인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나 개인의 생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조직에 많다면..? 어떨까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그럼에도 내가 ‘단점’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맹점’이라고 굳이 말하는 이유는, 사전에 잘 준비한다면 얼마든지 미리 대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예컨대 커리어 스위치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미리미리 준비를 해서 관련 직종의 일을 pre-MBA 때 해 보거나, 관련된 자격 및 능력을 갖추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혹은 아예 career switch 를 하지 않는 쪽으로 굳게 결심하고 올 수도 있다. 세부적인 방법은 여러가지겠지만, 아무튼 1Y의 장점만 취하면서 단점은 최소화 하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썸머 인턴십을 못해본다는 것은 회사나 학생 모두의 입장에서 손해인것 같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그런데, 유럽의 비즈니스 스쿨들은 왜 잘되는걸까?

그럼에 생각해보건대, 이렇게 1년짜리 프로그램은 위험요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럽의 학교들은 1년짜리 프로그램들이 성공적인 편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유럽의 취업시장이 우리나라나 미국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career jump, career switch 의 수단으로 MBA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럽의 경우는 보다 안정적으로 career를 이어나가는 것이 대세이고, 그렇다보니 1년짜리 MBA가 더 유럽의 job market에 적합한 모델이 아닌가 생각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어디까지나 나의 추정이지만, 적어도 내 주변의 사람들이 많이 일하는 컨설팅이나 인베스트먼트 뱅킹 산업만 제한적으로 보자면, 유럽에서는 MBA가 Associate 레벨이 되는데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라도 들었다. 그만큼 2년이나 MBA를 위해서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에서 1년짜리 MBA를 성공적으로 확대해 보려는 것은 다소 위험한 배팅으로 보인다.

맺으며..

source: kellogg.northwestern.edu

로스쿨, 비즈니스 스쿨 같은 프로페셔널 스쿨은 결국 학생이 그 배움을 어떤 목적에 이용하는가가 그 교육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 스쿨은 결국 ‘2년간의 리크루팅 기간’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왠지 비즈니스 스쿨을 job searching period 라고만 말하기에는 슬프다. 그 외에도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인생의 절호의 찬스이고, MBA가 2년이 아니고서는 배울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2년과정을 줄이고 1년과정의 정원을 늘리는 것은 학교나 Employer 입장에서는 ‘이익’을 기록할 수 있는 선택일 수 있겠지만, 나의 학교에 대한 애정을 지닌 예비 alumni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작년에 켈로그에 새롭게 부임한 Sally Blount 총장은 콜럼비아 학부의 경영대학의 학장을 지낸 분이다. 물론 그 이전에는 Kellogg에서 Ph. D를 받았다.

그녀의 부임 이후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이  나오고 학교 내에서도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어서, 정체된 지난 10년간의 켈로그에 새로운 활력과 혁신을 불어넣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 방향성에 무관하게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결국 1Y 프로그램의 확대와 2Y의 축소도 그녀의 새로운 5개년의 전략의 일환이다. 그녀의 배팅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 2016년 즈음에는 우리 학교가 어떤 위치가 되어 있을지 진심으로 진심으로 궁금하다.

[참고]
Envision Kellogg – 켈로그의 향후 5년간의 전략이 소개된 사이트:
http://envisionkellogg.com/welcome-envision-kellogg/

5 thoughts on “1년 혹은 2년, 비즈니스 스쿨(MBA)에 투자할 적정 기간은?

  1. Sally의 발표를 듣고 매우 안타까워한 한 사람으로서 추가적으로 말씀드리자면, MBA의 본질은 비즈니스 리더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보다는 “리더”에 무게가 더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전공 과목의 내용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공식적/비공식적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나의 옛 경험을 다시 떠올리며 반성하고 깨닫고 성숙해 가는 과정이 특히 2학년인 저에게 주어진 기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1년 코스의 경우는 수업에 적응할 만하면 recruiting 준비를 하고 recruiting이 마무리되면 졸업을 한다고 보는데 이는 다소 짧지 않나 하네요.
    그리고 인생 한 번 살면서 빡쎄게 일하다가 2년 정도 휴가를 갖는 것, 매우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
    mbablogger님과 정대 동감하는 바입니다.

  2. 참고로 말씀드리면 INSEAD는 매년 1월과 9월 두번에 걸쳐서 MBA 과정이 시작됩니다. 그중 1월에 시작하는 학생들에게는 7~8월 2개월간의 Summer Intership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따라서, Internship을 요구하는 금융권으로 커리어 전환을 하고자 하는 INSEAD MBA 지원자들에게는 매년 1월 입학을 더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MBA를 통해 Career를 전환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Summer Internship 보다 MBA 입학 이전에 일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해 선행학습(e.g., CFA 자격증)과 경험 (MBA 입학전 Internship)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1. 정보 감사합니다. 역시 INSEAD는 섬머 인턴십 기회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놓고 있군요. 글에도 썼지만, 선행학습 및 경험에 대한 말씀은 전적으로 동감이에요.

  3. 정말 잘 읽었습니다. Sally Blount씨는 스턴 학부 학장이셨는데, 여기서도 과감하고 개혁적인 정책을 많이 세워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신 분이라 역시 켈로그에도 개혁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계시군요.

    1. 개혁의 바람이 거센만큼 반대의 목소리도 있고 그래요. 아무튼 어떻게 될지는 몇년 지나봐야 알것 같습니다. 스턴에서의 경험이 여기서도 잘 발휘되기를 바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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