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열풍 – 소비자(shopper)들이어 길을 잃어라

며칠 전에 CNBC 방송에서 Costco Craze라는 방송을 했다. 유튜브에서 볼 수 있어서 일단 아래 화면을 공유한다. 40분이 넘는 긴 비디오이지만, 최근에 본 영상중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상으로써, 강추한다. 마케팅이나 리테일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반드시 한번 보실 것을 권한다.

[2012년 5월 31일 업데이트: 유튜브 동영상이 끊겨서 Estima님께서 알려주신 CNBC 동영상으로 대체합니다]
CNBC 동영상 – Costco Craze

코스트코의 성공은 눈부시다. 83년 처음 설립된 이래 전세계 600개 매장, 미국내에만 약 4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역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서 이미 7개 매장이 들어서 있다.

Costco의 과거 주가 추이. (source: Yahoo Finance)

 

코스트코의 성공에 대해서는 최근에 구글에 계시는 미키킴 님이 본인의 구글플러스에 공유한 글이 있다.

미키킴 님의 글에 대한 정리 + 나의 생각을 보태면 다음과 같은데,

1) High SKU Efficiency

높은 상품 효율성. 다른 리테일러들에 비해서 1/10 혹은 /20 수준의 상품만을 갖고 있다. 즉, 다른 리테일러들은 40000개 에서 많게는 10만개까지의 상품을 보유하기 때문에 재고관리나 업체 관리, 시스템 비용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모된다. 비즈니스가 심플할 수록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진리. 예컨대 잘 팔리는 몇개 메뉴만 가지고 장사를 하는 레스토랑이랄까?

따라서 코스트코는 비용을 감소시켰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선택 옵션을 줄여주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선택 옵션을 줄여주는 강점? 이라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이다. 심리학적으로도 초이스의 갯수가 6개 이상이면 사람들은 오히려 선택을 주저한다는 리서치 결과가 있다. 즉, 코스트코의 성공은 적은 갯수의 상품 옵션만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의 구매를 더 촉진시키는 것이다. 일견 아이러니해 보이지만, 이미 코스트코에서 한번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계를 제공한 셈이므로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큐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어떻게 보면 코스트코도 큐레이션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볼 때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들을 한번 걸러서 보여주니 말이다. (위의 비디오 중에서 와인과 토이 부분을 보면 이 내용이 잘 나온다.  비디오 런타임 약 20분 지점부터~)

2) Low margin and large volume

코스트코의 마진은 15%를 넘지 않는다. 대부분의 리테일러들이 25%정도, 그리고 백화점이 35% 이상의 마진을 얻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신에 한 제품의 단가가 비싸고, 사람들이 구매를 더 많이 하도록 함으로써 마진 자체의 폭 보다는 볼륨(volume), 즉 물량을 늘림으로써 수익을 극대화 하는 구조이다.

이러한 저마진 구조를 보완하는 또 다른 장치가 바로 멤버십 제도이다. 멤버십을 가입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이미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마진의 폭을 메울수 있다.

그리고 제조업체들에게도 자신들만을 위해서 별도의 제품을 제젝해 줄 것을 간혹 요구한다. 마진이 적더라도 부피가 크고, 양을 많이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제품들이 많이 있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많은 물량을 소화해 줄 수 있는 코스트코를 위해서 별도로 제품(SKU)을 제작해 주는 경우가 많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맞춰주려고 안달이 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코스트코의 밀어내기 파워는 수준급이다.

관련된 포스팅으로 과거에 M님이 올려주신 글을 링크한다. Costco와 이기적(?) 소비

3) Shopping experience

코스트코의 매장에서의 경험은 다른 리테일러들과는 완전 다르다.

가장 다른 점 중에 하나는 바로 매장의 복도(Aisle)마다 표시판이 없는 것이다. 보통의 수퍼마켓에는 이 칸으로 들어가면 무슨 제품이 있는지 표시한다. 최소한 ‘양념류’, ‘라면류’ 라는 식으로라도 표시를 하지만 코스트코의 매장에는 이런 표시판이 하나도 없다.

코스트코 매장에는 각각의 코너에서 무엇을 파는지에 대한 안내표시판이 없다.

 

따라서 많은 고객들이 각각의 코너(aisle)에 무엇이 있나 기웃거리면서, 모든 코너들을 돌아보는 현상이 생긴다. 마치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처럼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당연히 코스트코의 의도에 따라서 생긴 현상이다. 고객들이 불편해하지 않냐고?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넓직한 복도를 카트를 밀면서 슬~슬~ 다니는 것을 즐기는 shopper들 말이다.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원래 사려고 했던 물건들 이외에도 많은 다른 물품들을 구매하게 되고, 카트는 생각지도 않았던 물건들로 채워진다. 코스트코는 Treasure(보물)라고 불리우는 파격적인 세일 제품들을 중간중간에 배치해서 사람들에게 보물찾기와 유사한 기쁨(?)을 선사하기도 하는 것이다.

맺으며…

개인적으로 위의 유튜브 비디오 클립을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표현은 american consumer psychology 라는 부분이었다. 더 크고, 더 많을 수록 더 좋다고 생각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사고방식. 바로 그 정점에 코스트코가 있다. 코스트코에는 우리나라에서는 한 가정에서 소비하기 어려울 정도의 볼륨인 제품들이 많지만, 미국에서 거대한 집에 살며, 많은 수의 자녀를 가지고 있고, 넓직한 SUV로 장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코스트코만큼 매력적인 리테일러도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 시장으로 점차 넓혀갈 경우에 나타날 문화적 장벽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 1인가정이 전체 가구의 20%를 넘는 우리나라에서도 벌써 7호점을 오픈한 것을 보면 말이다. 그리고 위의 비디오에도 현재 코스트코의 외국에서의 확장세도 매우 빠르다고 나온다. 어쩌면 shopper들이 코스트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코스트코는 지금까지 완전히 리테일의 법칙을 깨면서 성정해 왔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 앞에는 경쟁사들의 도전도 있고, 새로운 카테고리킬러들의 출현도 위협이 되고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 이마트도 기존의 마트형식뿐 아니라 코스트코 형식의 창고형 매장도 확충하고 있다.

다음주에 코스트코의 창업자인 James Sinegal이 켈로그를 방문한다고 한다. 앞으로 코스트코에 대한 도전에 대해서 좀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 또 공유하도록 하겠다.

 

*** 몇몇 부분들을 수정 하였습니다 5/3/2012 ***

14 thoughts on “코스트코 열풍 – 소비자(shopper)들이어 길을 잃어라

  1. 3번 항목과 관련해서는 일본의 돈키호테라는 ‘정글’을 테마로 한 듯한 shop이 최근 인기를 끄는 듯 합니다. 쇼핑의 쾌적함에 있어서는 코스트코와는 반대편 극단에 있는 듯 하긴 합니다.

    1. 돈키호테는 SKU 효율성 측면에서도 정반대죠. 엄청 많은 잡동사니들을 매장에 부어 놓은 기분이랄까요? 저도 일본에 살던 시절에 돈키호테에 가끔 가곤 했는데, 정말 처음 갔을 때는 충격적이었어요. 이곳이야말로 일본 오타쿠문화의 본산이구나~ 라는 느낌?

  2. Amazing write-up! This could aid plenty of people find out more about this particular issue. Are you keen to integrate video clips coupled with these? It would absolutely help out. Your conclusion was spot on and thanks to you; I probably won’t have to describe everything to my pals. I can simply direct them here

  3. 2008년도 Kirkland 본사를 가서 미팅을 했는데 수익의 원천이 회원가입비이고 이 비율이 매출대비 수익률과 거의 일치한다는 애기를 하더군요. 경쟁업체인( 정확하게는 아닐수도 있지만) Walmart, Target등에 비해 복지나 임금수준이 높기에 이익률이 이렇게 낮다고 자랑스럽게 설명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문제는 MMM님이 포스팅한 글에서도 나오지만, 상대적으로 혹은 절대적으로도 과다사용을 전제 혹은 요구하는 포장(물론 이걸 구성으로 제품차별화를 한다고 하지만, 나오는 양을 늘리는 샴푸는 구성차별화라고 할수는 없겠지요…) 으로 과연 올바른 소비인지는 의문이죠. 어쩌면 Costco의 이익을 위해 다른 환경요소가 피해를(물론 본인이 직접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닌 방식으로)보는 접근법일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그리고 한국에서의 성공은(듣기에 한국 양평점인가가 가장 수익률이 좋다고 하더군요.) 수입업자들의 지나친 이익추구덕에 가능할 듯 합니다. 그 실례가 와인, 캠핑용품등 수익업체가 지나치게 비싸게 판매하는 물건들이 잘 팔리거든요. 하지만, 요즘 와인 수입업체가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costco에서 와인가격이 더 비싼 경우도 자주 있더군요.ㅎㅎ

  4. 전에 재미있게 읽어본 후, 코스트코에 대한 글을 쓰는데 참고하려고 다시 한 번 찾아보았습니다 ^^ 이 글에 비하면 아마추어 티가 많이 나네요 ㅎㅎ http://wp.me/p2GJI0-6

  5. 조금 관점이 다르긴 하지만 유통업과 관련해서 HBR 2012. 5월호의 “Retail doesn’t crossborders”를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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