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수퍼볼 맥주광고

 

 

광고계의 큰 잔치 수퍼볼

수퍼볼 (Super Bowl)은 미국 프로축구리그(NFL)의 결승전. 단순히 큰 스포츠 매치가 아니라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최대의 광고전쟁이 되기도 한다. 미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큰 이벤트이기 때문에, 수퍼볼이 중계되는 동안 방송될 광고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기업들이 1년간 치밀한 준비를 해서 멋진 광고를 만들어낸다. 쉽게 설명하자면 수퍼볼 광고는 가장 짧은 시간 안에 가장 많은 미국인들에게 무언가를 노출 시킬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수퍼볼에 광고를 틀기 위해서는 1분에 120억원 가량 광고비가 든다고 하니 대충만든 광고를 틀 수는 없을 것이다. 1분에 120억원짜리 광고라… 이 정도 되면 아무 회사나 틀 수 없다. 이 정도의 마케팅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들은 미국에서도 대기업중에서도 대기업들이고, 전국적인 영업망을 가지지 않으면 사실 광고비를 합리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슈퍼볼에 광고를 트는 기업들은 어느 정도 정해져있다. 자동차 회사들, 보험사들, (가끔) 곧 개봉할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 통신사,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 버거킹, 타코벨 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형 소비재 회사들 – 음료/ 과자/ 맥주 등등이 그들이다.

 

크래프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 중에서도 수십년간 수퍼볼에 큰 돈을 써가면서 광고를 했던 회사들은 바로 맥주 회사들이었다. 앤하이저부쉬, 밀러, 쿠어스 등은 항상 슈퍼볼을 적극적으로 스폰서하고 큰 광고비를 쓰던 기업들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내에서도 대형 맥주회사가 버드와이저를 대표맥주로 가지고 있는 ABI 즉, 앤하이저부시 인베브 밖에 남지 않았다. 밀러쿠어스가 ABI에 인수될지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거의 확실시되기 때문에 밀러쿠어스는 이번에 광고를 하지 않은 듯 하다. 그러다보니 결국 맥주 회사중에서는 ABI 혼자만 슈퍼볼 광고를 한 셈이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F711XAtrVg

 

 

2016년에 버드에서 선보인 수퍼볼 광고는 총 4종류인것 같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아무래도 Not Backing Down 이라는 광고 (위의 링크 참조) Backing Down 이라는 단어는 ‘물러서다’ 라는 뜻으로, 결국 최근에 미국에서 불고 있는 크래프트 맥주의 붐에 물러서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실 이 광고는 2015년 수퍼볼에서 방송했떤 “Brewed the hard way” 라는 광고의 후속편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스타일이 같다. 단순하게 메시지들을 큰 자막으로 보여주는 것도 정확하게 같은 스타일이다. 그리고 2015년에 방송된 이 광고는 버드와이저에서 거의 최초로 노골적으로 크래프트 맥주를 “까는” 광고였다.

2016년 버전에서도 여전히 크래프트를 비판하고 있는데, Not Backing Down에  쓰인 문구들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비판과 관련된 단어를 붉은색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Not ponies (조랑말 아님; 버드와이저의 마스코트 clydesdale가 가장 큰 종의 말이기 때문. 즉 자신들은 작지 않고 크다는 뜻)

Not a hobby (취미가 아님)

Not Small (작지 않음)

Not sipped (홀짝홀짝 마시지 않음)

Not soft

Not imported

Not a fruit cup (과일냄새나는 컵이 아님)

Not following

Not for everyone

Not backing down (물러서지 않음)

위의 표현들만봐도 버드와이저가 얼마나 미국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신경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렇게 ‘뭐가 아님’ 이라는 식으로 밖에 자신들을 규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 좀 슬프기는 하지만 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iHU_9ec94c

 

하지만 한편으로는 2015년 버전 (위의 링크)에 비해서는 훨신 더 표현이 소프트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내 나름대로의 해석이지만, 아무래도 AB Inbev 역시 점차 크래프트 맥주 회사들을 많이 인수하고, 자신들조차도 크래프트 맥주 산업으로 점차 들어오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이를 뒷받침 하는 증거가 바로 AB Inbev에서 이번 수퍼볼을 위해서 제작/방송한 아래 Shock Top (샥탑) 광고이다. Shock Top은 AB Inbev가 보유하고 있는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이다. 사실 Shock Top 정도 되는 브랜드는 수퍼볼에서 광고를 틀 정도로 거대 브랜드는 분명 아니다. 미국에서도 전국적인 네트워크까지는 아직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예컨대 버드와이저는 미국 전역에서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다. 샘 아담스 정도만 되도 거의 웬만한 지역에 다 보급되어 있다. 하지만 Shock Top은 아직 아니다. 게다가 크래프트 맥주라는 것이 원래 광고와 마케팅을 많이 하지 않고, 맛과 질로서 승부를 보는 카테고리인데, 이런 식으로 수퍼볼 광고까지 한다면 그게 무슨 크래프트냐? 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마저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비싼 광고비/마케팅비를 들여 가면서 수퍼볼광고까지 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이 브랜드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이 숨겨져 있다고 봐야 한다.

참고로 아래 광고의 내용은 거의 미국식 농담+만담 수준인데, 필자는 별로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재밌는 수퍼볼 광고 funnies superbowl commercial’ 같은 순위를 뽑는 웹사이트들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쉽게 말해서 어느 정도는 먹혔다는 얘기다.

 

https://www.youtube.com/watch?v=D0AoauuOY2w

 

 

그 밖의 맥주 광고들…

 

그 밖에도 최근에 선거철이다보니 Bud Light 의 광고는 선거 캠페인을 패러디해서 만들었다. 바로 아래 ‘The Bud Light Party’ 광고이다. 이 광고 역시도 나는 별로 큰 재미를 못 느꼈는데, 미국의 사이트들에서는 꽤 좋은 평점들을 받았다. 남녀주인공 모두 미국에서는 꽤 유명한 코미디언에 코믹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주연배우급 배우들이다. 그래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JohgwbpQuy8

 

AB Inbev가 이번 수퍼볼에서 낸 광고가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래 Give A Damn 광고이다. 까칠한 영국 배우 Helen Mirren이 나와서 음주운전이 얼마나 잘못된 행동인지 직설적인 사이다 화법으로 꼬집어 주는 광고이다. 우리로 치면 욕쟁이 할머니가 나와서 음주운전하려는 놈들에게 속시원하게 욕한바가지 퍼부어 주는 광고라고 보면 된다. AB Inbev는 스스로 공공성에도 신경써야 할 정도로 책임감 있는 회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공익성 높은 광고도 내보내는 듯 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Rb2VXVmUga4

 

나가며….
아무튼 2016년 수퍼볼 광고는 AB Inbev만이 수퍼볼 광고를 했던 유일한 맥주 회사가 되어버렸다. 다른 회사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 하지만 나름대로 혼자 크래프트를 비판도 했다가, 광고도 했다가, 라이트 맥주도 선전했다가, 공익성 높은 광고까지 해버려서 한 회사가 했다고 보기에는 꽤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광고를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는 눈이 즐거웠던 광고는 아래 코카콜라의 Marvel 광고.. 즐감하시길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T-VqzS_QU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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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나서 AB Inbev의 이번 Not Backing Down 광고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박한 글을 찾음

꽤나 절박해 보인다고 함

http://www.pastemagazine.com/articles/2016/02/budweisers-not-backing-down-super-bowl-ad-sounds-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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