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맥주 여행기

뮌헨에 다녀왔다.

뮌헨에서 방문한 곳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따로 방문기를 쓸까 하다가 별로 그럴 필요가 없다고 느껴져서 그냥 하나로 쓰기로 했다.

일단 내가 방문했던 곳들을 죽 늘어 놓자면

– Hofbrauhaus

– Ayinger

– Giesinger

– The Tap House

– Schneider

– Weihenstephan

이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헬레스, 필스너, 둥켈, 바이젠 등에 대해서 아주 매력적으로 느끼지는 않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 대한 기대가 아주 크지는 않았다. 다만 지금까지의 크래프트 맥주라는 것이 아무래도 미국식 맥주들과 벨기에 맥주들에 기초를 두고 레시피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서, 입 안이 좀 홉에 찌들어 있는 느낌이 든다는 생각은 좀 있었다. 이런 타이밍에 독일에 가서 바이젠이나 둥켈 등으로 입을 좀 가볍게 만들고 온다는 느낌 정도로 떠난 여행이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계획은 더 탭하우스 라는 곳에서 무너졌는데, 그건 좀 있다가 설명하겠다.)

뮌헨 맥주 여행을 계획할 때 고려할 점 

뮌헨으로 맥주 여행을 떠나시는 분들을 위해서 조언을 좀 드리자면 뮌헨의 맥주여행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겠다.

1. 비어 가르텐 혹은 탭하우스들이 뮌헨 시내에 모두 몰려 있다. 그런데 이들은 서로 맛이 다 비슷비슷하고, 맥주의 종류도 크게 다르지 않다.

2. 따라서 이들 중에서는 한두군데만 돌아봐도 충분하다.

3. 하지만 안주의 종류와 양은 좀 다른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Schneider가 좀 안주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4. 특이한 맥주를 원한다면 외곽으로 나가야 하며, The Tap House는 한번 가볼 것을 권장한다.

5. 뮌헨 공항에 도착할떄, 혹은 돌아가기 위해서 공항에 갈 때 Weihenstephan 은 한번 꼭 가볼 것을 권한다. 참고로 투어는 평일에만 있다.

Hofbrauhaus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뮌헨 시내에 위치한 호프브로이의 비어 가르텐이었다. 독일식 비어가르텐이 어떤 것인지 몰라서 한번 가 보고 싶었다. 아침 11시가 조금 넘어서 가서 1시간도 못 있어서 나왔으니 12시 전에 나왔는데, 정말 사람이 많았다. 독일 사람들은 아침부터 맥주를 마신다고 하는데, 바로 이런 것이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내 뒷테이블에 코가 빨간 할아버지가 자기 개인 전용 잔으로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할아버지들이 두런두런 그 테이블에 모이더니 나중에는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면서 마시는게 아닌가? 이게 바로 독일 비어 가든의 문화인가?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Ayinger

아잉거의 탭하우스는 바로 Hofbrauhaus 맞은 편에 있었다. Ayinger 맥주는 맥주에 대해서 공부할때 종종 뮌헨 스타일 라거의 Commercial Example로 많이 언급되던 곳이고, 시카고 Siebel에서 수업을 들을 때에도 몇번 들어본 적이 있어서 한번 가고 싶었던 곳이다.

사실 아잉거는 Bock 혹은 MaiBock 등이 유명하긴 한데, 나는 이 곳에 너무 일찍 가는 바람에 오전부터 복이나 마이복을 마실 수는 없었따. 그래서 이 곳에선 켈러비어를 마셨는데, 깔끔하고 정석적인 맛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었다. 독일 맥주 중에서 가장 깔끔한 정석적인 맛을 원한다면 이 곳을 한번 들러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Bock을 마셔보시길…)

 

 

Giesinger

기싱어(Giesinger)는 여행 중에 우연히 들렀던 바틀샵에서 알려준 곳이다. 가르쳐준 사람이 이 곳이 뮌헨에서 가장 작은 브루어리라면서 알려줬다. 보통 브루어리르 소개해 줄 때 ‘가장 큰 곳’ 혹은 ‘가장 오래된 곳’ 등으로 소개를 하는 것은 들어봤어도 ‘가장 작은 브루어리’ 라고 소개하는 것은 처음 들어봤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막상 가보니 왜 가장 작은 브루어리라고 하는지는 알겠다. 일단 장비가 딱 봐도 0.5톤 설비 정도로 보인다. 이 정도라면 한국에서는 거의 하우스 맥주나 브루펍 수준인데, 병입에 유통까지 하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기싱어는 기싱 지역의  기싱 성당 (정식 이름은 Heilig-Kreuz-Kirche) 바로 옆에 있는데, 이 곳은 뮌헨 시내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이다. 전철로 약 10-15분 정도는 이동해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햇살 아래서 성당의 모습을 보면서 한잔 할 수 있는 곳이기에, 시간이 되면 가보는 것도 좋다.

 

The Tap House

사실 이번 뮌헨 여행에서 가장 감명받은 곳은 바이헨슈테판도 아닌 바로 이곳 더 탭하우스였다. 바틀샵 주인 아저씨에게 이것 저것 묻고 있는 도중에 그 곳에 온 손님이 한번 가보라고 해서 가 본 곳이었는데, 정말 대박이었다.

한마디로 3 Floyds의 Zombie Dust를 비롯해서 꽤 좋은 급의 맥주들이 40개 정도 탭으로 있다.

-끝-  이걸로 충분히 설명이 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하자면

뮌헨 지역의 대부분의 맥주 펍이나 비어 가르텐이 헬레스, 바이젠, 둥켈, 필스너 등의 대표적인 독일, 뮌헨 맥주를 판매하고 서빙하는 반면, 이 곳 The Tap House는 비교적 미국적이거나 크래프트 적인 맥주들을 판매하고 있는 곳이었다.

뮌헨에서도 크래프트 맥주 붐이 일고 있는데 대표주자는 바로 Camba나 The Crew Republic 같은 곳일 것이다. (The Crew Republic은 아직은 집시인데, 다음달에 브루어리를 연다고 한다.) 이 곳 The Tap House에서는 바로 이런 맥주들을 맛 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미국의 크래프트 맥주들이나 벨기에  맥주들도 다양하게 (탭으로) 맛볼 수 있는 뮌헨의 보석같은 곳이다. 마침 이 곳의 안주는 플람쿠헨 (독일식 피자)였는데, 플람쿠헨을 보니 이태원에서 한국의 크래프트 맥주씬의 발전에 힘을 쏟고 있는 사계도 생각이 났다. (사계의 대표 안주가 바로 플람쿠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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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neider

슈나이더는 원래는 가장 기대가 컸던 곳이지만, 아쉽게도 하루의 가장 마지막에 가는 바람에 맥주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는 없었던 곳이다. 이미 The Tap House에서 혀가 역치에 도달하여 더 맥주를 많이 마시는 것이 별로 소용이 없게 되어 버렸다. 하지만 한가지 기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슈나이더 샵의 안주 퀄리티가 매우 좋았다는 것이다.

 

Weihenstephan

바이헨슈테판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브루어리이다. 일단 여기 전시되어 있는 연대표가 1020년 부터 시작하니까 더 말을 해서 무엇하랴. 곧 브루어리가 처음 세워진지 1000년이 다 되어 가는 그런 곳이다.

바이헨슈테판은 우리나라에서도 Thirsty Monk라는 곳을 통해서 탭으로 만나볼 수 있기에 지금은 예전처럼 아주 목말라 할만한 곳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주 애호가로서 성지와도 같은 이 곳을 건너 뛸 수는 없었다. 위치는 뮌헨 시내에서 기차로 약 40분 정도 떨어져 있는 Freising 이라는 곳에 있는데, 이 곳은 공항과 매우 가까우니, 공항에서 나올때 들러서 보거나 아니면 돌아가는 길에 보고 공항으로 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참고로 투어는 평일에만 있고, 브루어리 안에 탭하우스겸 레스토랑이 있는데, 이 곳은 주말에도 연다. 참고로 이 레스토랑의 음식 수준이 아주 괜찮아서 추천할만하다.

나는 바이헨슈테판에서는 웬만한 것들은 다 마셔 봤기에 그냥 둥켈 바이젠으로 가볍게 마무리를 했는데, 역시 깔끔한 바이헨슈테판의 맛이었다.

 

나가며…

뮌헨 시내를 걸어다니다가 한국 사람들을 꽤 본 것 같다. 독일에서 가장 큰 도시 중에 하나니까 역시 한국인 관광객들이나 배낭여행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리는 곳인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뮌헨에 와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맥주를 한번 마셔보는 것은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일인것 같긴 하다. 어느 비어가르텐을 가도 항상 관광객들로 만원이니 말이다.

한국 사람들도 이 곳에 가서 파울라너나 슈나이더, 바이헨슈테판과 같이 우리나라에 수입되기는 하지만, 탭에서 신선한 맥주를 맛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곳들의 안주가 또 기가 막히게 좋다. 네덜란드나 벨기에에 비해서 독일 안주가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고 양도 많다.

뮌헨은 맥주역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이 곳은 크래프티한 맛을 찾기 보다는 그래도 여전히 뮈닉한 맛을 찾는 것이 맞다. The Tap House를 가는 여행객이 있다면 당신은 맥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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