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hefort – 가장 은밀하고 신비스러운 트라피스트

Westmalle (베스트말러) – 속내를 좀처럼 보이지 않다.

이 블로그를 follow 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틈나는 대로 벨기에의 트라피스트 브루어리를 가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 Rochefort 를 마지막으로 6군데의 벨기에 수도원을 모두 가봤다.

Rochefort의 원래 이름음 L’abbaye Notre-Dame de Saint-Remy à Rochefort 즉, Rochefort 에 있는 세인트 레미 수도원이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Rochefort 라는 마을을 구글맵이나 지도에서 찾으면 프랑스에 있는 다른 마을이 뜬다는 점. (잘못 찾으면 벨기에가 아니라 프랑스로 여행을 갈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시스교 수도원들이 원래 프랑스 쪽에 있다가 벨기에 쪽으로 피난을 왔기 때문이다. La Trappe 도 역시 마찬가지로 이름을 찾아보면 프랑스에 동일한 지명이 나온다.

수도원의 홈페이지: http://www.abbaye-rochefort.be/

(참고로 로체포트, 로쉬포트, 호쉐포트, 로쉐포트 등의 다양한 발음이 있는데, 당신이 어디 출신이냐에 따라서 모두 맞는 발음인 것 같다. 다만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French R을 사용한 호쉬포트… 에 가까운 발음이었던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가 본 트라피스트 수도원 중에서는 Achel 처럼 아예 수도원 담벼락 안에 들어가서 눌러 앉아(?)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Orval, Westmalle, Westveletern 처럼 수도원 바로 길 건너편에 탭하우스를 두고, 탭으로 트라피스트 수도원의 맥주를 마실수 있게 하는 곳들이 있다. Chimay 처럼 아예 호텔을 마련해서 술을 진탕 마시고 자고 가도 되는 곳도 있었고. 벨기에 수도원은 아니지만, La Trappe 처럼 수도원 바로 코앞에 술을 마실 수 있는 정원을 마련한 곳도 있었다.
수도원 내부를 공개하는 것도 Chimay처럼 수도원 안뜰을 활보할 수 있는 곳도 있었고, Westmalle나 Westvletern 처럼 수도원이 꽁꽁 베일에 쌓인 곳도 있었다. Achel처럼 일부가 공개된 곳도 있었고, La Trappe, Orval 처럼 대놓고 투어를 하는 곳도 있었다. 아무튼 이 시스교 (The Order of Cistercians of the Strict Observance) 수도사들은 세상에 자신들을 대놓고 드러내지 않는 것 만큼이나, 자신들의 수도원을 얼만큼 외부에 오픈할지에 대해서는 각자 자기 스타일이 확실하신 분들인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방문한 Rochefort 는 그 중에서도 가장 폐쇄적인 곳이었다. 일단 맥주를 파는 곳이 근처에 없다. Rochefort 라는 마을까지 나가야 겨우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는 것이다. 12명의 수도사들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이 곳에서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공간 자체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브루어리 또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수도원의 경치와 위치는 매우 훌륭했다. 브뤼셀에서 남쪽으로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만 차를 달리면 곧 도착하는 곳이다. 수도원 앞에는 포도밭인지 홉밭인지 모를 넝쿨이 자라고 있었다. 한켠에는 높이 솟은 종탑도 놓여져 있었는데,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보였다. 한 몇십년은 넘게 이런 모습이었겠구나…싶은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항상 트라피스트 수도원을 갈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절에 갈 때와 느낌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유럽의 트라피스트는 속세를 떠나서 항상 벨기에/프랑스 혹은 벨기에/네덜란드 국경에 접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그 장소에 가면 뭔가 아늑한 것이 이들에게도 풍수의 개념이 있다면 참 명당을 잘 골라서 수도원을 짓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수도원에 도착했는데, 마침 수도사 한 분이 바구니 같은걸 들고 나왔다. 문 안쪽으로 수도원 내부가 보이긴 하는데, 들어갈 수는 없었다. 프렌치로 이야기해서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옆에 난 쪽문을 가리키는 걸 보니 입구로 들어갈 수는 없고 맥주 사러 왔으면 옆으로 가봐라.. 뭐 이런거 같았다. 마침 우리보다 먼저 온 부부 일행이 말을 알아 듣고는 그쪽으로 들어가길래 나도 쪽문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쪽문을 열고 들어서니 조그마한 사무실 같은 곳이 있고, 이 곳에서 맥주를 판매하는 분이 계셨다. 맥주는 병당 2.5 유로 정도였으니, 엄청 싸긴 싼 것 같았다. 한국에서 이 맥주를 마시려면 적어도 6000-8000원 이상은 줘야 할텐데 말이다. (정확한 가격은 모름 -_-) 아무튼 우리보다 앞서 온 부부의 경우에는 한짝을 사갔다. 나는 여기까지 온 김에 이 곳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맥주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대부분 일반적인 맥주에 대한 설명이었고, 5-10분 정도의 짧은 투어(?)였다.

벨기에 트라피스트 수도원 6곳 중 나머지 다섯 곳에 관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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